[넷플릭스] 어머니의 사랑, 살인자 본능이 결합된 영화 "길복순"

배우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신작 범죄 액션 영화 킬복순은 대한민국의 감성을 담은 블랙 코미디다.

어머니의 사랑, 살인자 본능이 결합된 영화 "길복순"

영화 길복순은 킬러와 엄마라는 전도연이 10대 딸과 집에서 문제에 직면하면서 비밀 암살자 조직인 MK ENT와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한 복순을 연기한다.

영화 속 전도연은 살인청부업자이자 사춘기 딸을 홀로 키우는 싱글맘이다. 전도연은 좀처럼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세계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이중생활을 이어간다. 킬러와 엄마라는 주인공의 두 정체성이 주는 아이러니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그 과정에서 영화는 판타지와 현실을 끊임없이 넘나 든다.

길복순은 작업 중엔 얼굴에 피가 튀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는 냉혹한 킬러다. 그러나 사춘기 자식 앞에서는 참지 못하고 화를 내고야 마는 쿨하지 못한 어른이 된다. 사립하교 학부모 모임에서는 다른 엄마들이 이야기를 경청하는 늦깎이 극성 엄마이지만, 업계 사람들이 모인 술자리에서는 일에 대한 자신의 신념에 언성을 높일 줄 아는 카리스마 넘치는 선배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두 영역을 온전히 지키기는 쉽지 않다. 엄마라는 정체성이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일을 방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딸 재영(김시아 분)은 자꾸만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 올린다. 그러나 길복순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특성은 영화 킹스맨 시리즈 속 해리 하트를 닮았다. 깔끔한 슈트 차림, 군더더기 없는 액션, 일본 약쿠자 조직 두목에게 공정한 싸움을 제안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

또 작품의 다른 한 축을 차지하는 모녀 관계에서는 보통의 엄마를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감독 카롤로 샤트리 안은 지난 18일, 이 작품이 영화제에서 베일을 벗은 뒤 전도연은 영화 밀양, 과는 또 다른 어머니를 완벽하게 연기했다고 호평하기도 했다. 다만 영화의 중심에 놓인 복순과 딸의 갈등이 평면적으로 전개되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길복순과 야쿠자 두목 오다 신이치로의 대결에서는 기차가 지나가는 사이사이로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담아내 만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복순이 속한 회사 엠케이 건물 내부와 민규의 사무실은 고급 호텔 같으면서도 비밀스러운 느낌을 춰 판타지성을 더해 보였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백미는 길복순이 상대와의 대결에 앞서 예측한 경우의 수를 화면에 그대로 구현해 냈는데, 이는 마지막 결투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하나의 폐쇄된 공간 안에 수많은 복순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면이다.

또한 구교환은 복순에 대한 애정과 대표 민규에 대한 증오, 아버지를 살려야 하는 아들과 그러기 위해 사람을 죽여야 하는 킬러로서의 정체성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물을 매력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이다.

영화 길복순은 4월 31일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