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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취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마약류를 불법 처방하고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의사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0부 강두례 부장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준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의사 염모 씨에게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고 792만 원 추징, 5년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염 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며, 마약류 남용을 예방하고 중독자에 대한 치료보호와 사회 복지에 앞장서야 할 의사가 프로포폴 처방을 통한 돈벌이에만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외에도 개설 신고가 돼 있지 않은 장소에서 진료하고 의사 면허가 정지된 상태에서 의료행위를 했다며, 고도의 도덕성을 요하는 의료인으로서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의사 지위를 이용해 수면마취 중인 피해자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은 범행 역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히포크라테스 선서 중 가장 중요한 내용인 의사는 환자에게 해를 가하면 안 된다는 점을 정면으로 어겼다고 강조했다.
염 씨 범행의 피해자 6명의 법률대리인은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피고인이 선고 이틀 전 피해자 1명당 500만 원씩 기습적으로 공탁했다며, 양형에 참작받기 위한 보여주기식 공탁으로 보이는데 피해자들은 전혀 수령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염 씨는 지난해 8월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뺑소니 사건 피의자 신 모 씨에게 마약류를 혼합해 투여하고 진료 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의사면허 정지 기간에도 프로포폴 등을 환자에게 투여하고 수면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들을 불법 촬영하고 성폭행한 혐의도 받는다.
롤스로이스 사건 피의자 신 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한편 염 씨로부터 피해를 당한 젊은 여성이 최근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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