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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문화재 절도단이 일본 사찰에서 훔쳐 온 고려시대 고려 불상의 소유권은 일본 측 사찰에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고려 때 약탈당한 문화재를 훔쳐 온 것이라 원주인인 국내 사찰이 소유권을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오랜 기간 불상을 보유했던 일본 간 논 지에 소유권이 이미 넘어갔다고 봤다.
대법원 1부 주심 오경미 대법관은 26일 대한불교조계종 서산 부석사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돌려 달라고 제기한 유체동산 인도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앞서 한국인 문화재 절도단 일당 9명은 2012년 일본 쓰시마섬 간논지에 보관된 높이 50.5cm, 무게 38.6kg의 불상을 훔쳤고 국내에서 22억 원에 처분하려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불상은 정부가 몰수해 대전국립문화재단연구소에 보관했다.
이에 부석사는 과거 왜구가 고려를 침탈했을 때 약탈당한 문화재여서 원소유자에게 반환해야 한다며, 2016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고려시대 서주 부석사와 현재의 서산 부석사를 같은 곳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1심 재판부는 불상이 당시 왜구에 의해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약탈당한 것이고 부석사 소유로 인정해 2017년 1월 부석사 승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6년간 심리 끝에 지난 2월 이미 취득 시효가 완성됐다며, 불상이 간논지 소유라고 판단했다. 일본 옛 민법상 소유 의사를 갖고 20년간 평온/공연하게 타인의 물건을 점유한 자는 그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대법원은 현 국제사법 법리에 따라 취득 시효가 만료되는 시점에 물건이 소재한 곳, 일본의 법을 적용했다. 또한 대법원은 부석사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결 결론은 정당 하다며, 2심과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이날 판결 직후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은 이번 판결은 과거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에 대한 약탈 주체의 소유권을 모두 인정한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입장문을 내고 강제로 빼앗긴 문화재에 대한 소유자의 정당한 권리를 가로막은 반역사적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본에서는 크게 환영했다. 간논지의 다나카 세 쓰 로 주지는 NHK에 안도했다. 불상이 쓰시마섬에 돌아와서 지역민들이 안심하는 모습을 보는 게 가장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무라이 히데키 관방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불상이 간논지에 조기 반환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에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불상을 보관 중인 문화재청은 법무부 등의 반환 결정이 내려지면 이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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